[논평]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의료현장에서의 진료거부를 근원적으로 방지해야 한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울시 소재 모대학병원이 수술용 특수장갑의 미비를 이유로 HIV(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 보유자 인공관절 시술을 하지 않고 전원 조치한 것을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해당 병원장에 대해 향후 동일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였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는 모대학병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에이즈 환자에 대한 진료거부 사건은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이 환자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시청각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수술용 특수장갑은 에이즈 환자뿐만 아니라 B형 간염 등 혈액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을 수술할 때도 필요하다. 따라서 대학병원이라면 사전에 수술용 특수장갑을 구비해 놓았어야 한다. 만일 사전에 구비해 놓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에이즈 환자의 수술을 위해 필요하다면 신속히 준비했어야 한다. 그러나 모대학병원은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국가인원위원회가 2005년 실시한 <HIV 감염인 및 AIDS 환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감염내과 외 타과 진료시 의사에 의한 차별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환자가 53.6%에 달했다. 일반인이 아닌 의료인조차도 에이즈라는 이유로 환자를 차별하고 있는 마당에 에이즈에 대한 일반인의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 정도가 얼마나 심할지는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질병을 이유로 한 치료상의 차별은 헌법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써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발생하면 안 된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에이즈뿐만 아니라 특수한 질환의 환자들이 여전히 질병을 이유로 치료상의 차별을 받고 있다. 이러한 차별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수적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의 이번 에이즈 환자에 대한 차별 시정권고가 우리사회에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를 불붙게 만드는 좋은 계기기 되길 바란다.

 

2011.07.14

한국환자단체연합회